07.29.2010- Lee Jung Jin Interview.
이정진 “영화·드라마·예능, 토끼들 차이 없다”(인터뷰).
데뷔 13년차. 이정진은 요즘 가장 ‘핫’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으로 훈남 이미지를 굳혔으며, 월드스타 비와 드라마 ‘도망자’를 찍는다. 올 가을에는 설경구와 함께 한 영화 ‘해결사’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의 인기 덕인지 찍은 지 1년 가까이 되는 영화 ‘노머시’도 하반기 개봉을 추진 중이다.
영화와 드라마, 예능까지 세 마리 토끼를 쫓고 있지만 어느 한 마리도 놓칠 것 같지 않다. 소집해제 후 일일드라마를 선택했을 때, ‘남자의 자격’으로 예능에 도전했을 때, 이정진은 끝났다란 소리를 들었던 터였다. 궁지에 몰려 했었을 법한 선택들이 오히려 지금의 이정진을 만들었다. 그의 선택과 노력, 진정의 결과다.
비와 이나영 드라마로만 포장됐던 ‘도망자’가 엉뚱한 키 논란으로 이정진을 주목하게 만들었으니 확실히 바람이 이정진에 불고 있는 것 같다. 28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이정진을 만났다. 일본에서 ‘도망자’ 촬영을 막 마치고 온 그는 이날 박칼린 교수에게 ‘남자의 자격’ 합창단 과외를 받은 직후였다.
-늘 의외의 선택을 하는데. 전역 후 미니시리즈 ’9회말 2아웃’을 하더니 일일드라마 ‘사랑해,울지마’를 선택했다. 또 예능에 도전했고. ‘해결사’ 역시 예능으로 얻은 훈남 이미지를 배신할 수 있는 역인데.
▶전역이 아니다. 소집해제다.(웃음) 어느 날 시사회를 갔는데 정보석 선배님이 ‘멋있는 미니시리즈도 좋지만 3년 동안 연기를 안했으니 정비할 필요가 있지 않겠니’라고 하시더라. 그 뒤로 ‘사랑해,울지마’ 제의를 받았다.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 배울 게 많다고 생각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하고 난 뒤 ‘마파도’를 할 때도 비슷한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 때도 선생님들께 배울 게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해결사’는 설경구 선배랑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오달수 송새벽 등 여러 배우들의 호흡과 기도 느끼고 싶었고.
-배운다는 생각만으로 결정하기엔 위험 부담이 컸을 법한데. ‘남자의 자격’을 할 때는 막장인가라는 소리도 있었는데.
▶멋있는 것이야 언젠간 할 수 있겠지.(웃음) 단추를 하나하나 끼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있지 않겠나. 일이 안들어오니깐 예능을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원래 예능 잘 안하는 걸로 유명했으니깐. 하지만 처음에 멤버 구성을 들었을 때 이외수, 이경규 등이 있었다. 웃겨야 한다기보단 신용을 줄 수 있겠다 생각했다. 배울 것도 많을 것 같았고. 마라톤이나 지리산 등반이나 결국 예능보단 다큐를 찍지 않았나. 의외의 선택이라기보다 그 때 그 때 느낌을 믿는다.
-배우는 걸 좋아하나.
▶’도망자’는 정지훈과 다니엘 헤니, 두 할리우드 배우와 함께 한다. ‘해결사’ 후시녹음을 하고 왔는데 지훈이가 그러더라. ‘형, 영어로 후시 안해봤지. 그거 하면 미쳐’라더라. 내가 모르는 세계를 배운다. 잘하는 사람을 보면 이유가 다 있다. 친한 골프선수가 있는데 퍼팅을 정말 잘한다. 그 친구가 무조건 넣는다는 생각으로 하는게 비결이라고 하더라. 연기와 예능, 될까라고 생각하기 보단 된다라고 생각한다.
-’말죽거리 잔혹사’ 때도 원래 권상우 역할이었는데.
▶감독님과 권상우 형에게 제안을 했다. 괜찮다면 역할을 바꿀 수 있냐고. 강렬한 인상의 상우 형이 순둥이 같은 역을 하고 내가 뻔뻔하면서 싸움질하는 역을 하면 더 인상이 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잘됐으니 그런 소리를 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느낌을 믿었고 주위에서 도와줬기에 가능했다.
-’해결사’도 의외의 선택이었다. 훈남 이미지를 엎을 수도 있는 도전인데. 물론 설경구의 팀원이 아니라 상대역이란 게 주는 이점도 있었겠지만.
▶글쎄 배우로서 작품이 계속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사실 잘못할 것 같아서 했다. ‘남자의 자격’을 하면서 편안한 이미지를 얻었는데 그래서 더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싶었다.
-’남자의 자격’에서 소녀시대 콘서트를 관람하는 모습이 공개된 뒤로 소녀시대 팬이냔 문의가 많다던데.
▶어떤 팬은 유리를 좋아하시죠? 라고 묻기도 한다.(웃음) SM오디션을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한다.
-예능과 드라마, 영화까지 세 분야를 소화하고 있는데.
▶예능과 드라마, 영화 세 마리 토끼가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한다. 솔직하고 진솔하면서 늘 노력하면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세 마리 토끼를 쫓으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을텐데.
▶그렇지 않다. ‘도망자’를 하다보면 왜 정지훈이 월드스타라는 호칭을 듣는지 느낄 수 있다. ‘남자의 자격’에선 왜 이경규 선배님이 30년 동안 상위권에 계신지 배울 수 있고. 최고였다가 하락과 다시 상승을 겪는 국진이 형을 보면서도 많은 걸 느낀다. ‘해결사’는 내 필모그라피에 큰 도움이 될 영화라고 확신한다. 설경구라는 배우와 팀원이 아니라 상대 역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배우라면 알 것이다.
-한참 이정진 바람이 불고 있다. ‘도망자’가 비와 이나영 드라마로 알려졌는데 엉뚱하게 키 논란이 일면서 이정진이 새삼 부각되고 있고. ‘남자의 자격’ 하차 소동이 일어나면서 또 주목받고 있다.
▶일단 지훈이는 나보다 작지 않다.(웃음) 어떤 분은 신발 깔창이 몇 센티라는 것까지 올리고, 어떤 분은 그럼 이정진은 190㎝가 넘냐고 하시는데 아니다. 사실이 아니니깐 그냥 웃는다. ‘남자의 자격’이야 오늘도 연습하고 오지 않았나. 이럴 때일수록 삼가하기보단 진실하고 성실하게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한걸음 한걸음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는데 조바심은 없었나.
▶누구나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원하고, 일확천금을 원한다. 하지만 난 망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더더기는 다 빠져 나오고 알맹이는 단단해져야 하고. 그래서 대리석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Source & Credit to aoi@mtstarnews.com
No comments:
Post a Comment